2011.04.18 10대 건설사 ABS·ABCP `10조`..차환리스크↑
10대 건설사 ABS·ABCP `10조`..차환리스크↑
은행 PF 직접대출 기피 영향으로 유동화 대출 늘려
"ABS·ABCP는 대출 만기연장 어려워 차환리스크 우려"
10대 건설사 ABS·ABCP `10조`..차환리스크↑.pdf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다소 줄었지만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한 대출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도 금융권의 `PF 대출 옥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통한 PF 대출은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통상 금리가 낮지만 만기연장이 어려운 만큼 건설사 유동성 위험 측면에 부정적이다.
18일 이데일리가 각사 사업보고서 내용을 집계한 결과, 국내 시공능력 10대 건설회사들의 PF 지급보증 총액은 2010년말 기준 20조434억원으로 나타났다.(아래 표) 1년 전 23조872억원 대비 11.5% 줄어든 금액이다.
반면에 이중 ABS나 ABCP 발행을 통한 PF 대출금에 대한 보증은 13.6% 늘어났다. 지난해말 9조9043억원으로 1년전 8조7210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10위권 아래 대형건설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용등급 BBB 이상 37개 대형 건설사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2009년 9월 기준 전체 PF차입 중 약 30% 수준이던 ABS, ABCP 비중이 지난해 9월말 기준 42%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변화 배경에 대해 "신인도가 우수한 업체 위주로 ABS, ABCP 발행이 증가했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론 은행권의 PF 관련 리스크 관리가 강화됨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BS나 ABCP는 투자자가 자산운용사나 개인 등 불특정 다수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만기도래시 차환(refinancing) 리스크가 높다. 이같은 위험성은 지난 12일 삼부토건(001470) (5,600원 ▼ 70 -1.23%)의 법정관리 신청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한 회사채시장 관계자는 "금리 매력이 있다 하더라고 차환 리스크 측면에서 PF 대출금 조달 방식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과 은행권은 PF 대출로 인한 금융권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고, 무리한 대출 회수 문제를 해소하기위한 방편으로 부실 PF 대출채권 처리를 전담하는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 출자로 `PF 배드뱅크`를 만들어 PF대출채권을 배드뱅크로 넘겨 손실과 이익을 나눠갖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