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2 ‘토종 사모펀드 시대’ 이끄는 보고펀드 4인방 변양호 이재우 신재하 박병무
2011-01-02 ‘토종 사모펀드 시대’ 이끄는 보고펀드 4인방
‘아이리버, 노비타, LG실트론, BC카드, 동양생명…’.
이들 업체엔 공통점이 있다. 대주주가 보고펀드라는 점이다. 보고펀드는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개정되면서
2005년 탄생했다. 당시 국내 사모펀드 및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자금 모집, 기업 경영권 및 주요 지분에 대한 거래 등이
법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 보고펀드는 9세기 동아시아를 장악한 해상왕 장보고처럼 외국계 펀드를 평정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출범했다.
특히 최근 동양생명 지분 인수를 포함해서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한 국내 대표적 토종 사모펀드로 주목받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이끌까.
출범은 변양호 공동대표의 머리에서 나왔다.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인 변 공동대표는 행정고시 수석 합격 후
정통 관료의 길을 걸어왔다. IMF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제금융과 과장(부이사관)으로 외채 협상 관련 실무를
봤고,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돌연 사모펀드에 뛰어든 것이다.
변양호 공동대표는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국내시장에서 활개치는 모습을 보면서 ‘왜 한국형
사모펀드는 없을까’란 문제의식에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사모펀드가 단순히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업사냥꾼’이란 인식이 많지만
기업이 어려워지면 은행들은 돈을 빼는데 이때 사모펀드가 위험을 안고 투자해서 오히려 기업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도 기여한다”고 전했다.
출범 준비를 할 당시 ‘엘리트 경제관료’ 소리를 듣는 그였지만 실무에서는 일천한 경험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시각도 많았다. 그런 그가 ‘SOS’를 친 두 사람이 있었으니 이재우·신재하 공동대표였다.
당시 두 사람은 외국계 금융사에서 한국 투자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던 인물들이었다. 성균관대,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인 이재우 공동대표는 보고펀드 설립 직전까지 리먼브라더스 한국 대표로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유치에 일조한 인물.
씨티은행 부대표를 지낸 이후 그는 한누리살로몬증권 상무, 나라종합금융 상무, 에이치앤큐 에이피 코리아(H&Q AP Korea) 대표 등을 지냈다.
이 대표가 변 대표를 처음 본 것은 98년. IMF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그는 외국계 사모펀드인 에이치앤큐 에이피 코리아의 대표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 과장이었던 변 대표를 만난다.
이 대표는 “당시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사력을 다할 때”였다며 “특히 당시 변양호 과장은 ‘왜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확신에 찬 모습으로 조목조목 설명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후 이들은 우리금융 부실자산 매각, 뉴욕 증시 상장 때 또 한 번 조우한다. 당시 이 대표는 리먼브라더스 한국 대표로, 변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으로였다.
실무진으로 접촉할 기회가 잦아지면서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게 되자 변 대표가 이 대표에게 ‘같이 일해보자’며 손을 내밀었던 것.
이 대표는 처음에는 머뭇거렸다고 전한다. 토종 사모펀드를 굳이 만들어 고생할 것 없이 국외 증권사 대표로 잘나가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변 대표의 끈질긴 설득에 이 대표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전언.
“주가가 400포인트대였을 때 당시 변 대표가 금융정책국장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경제가 회복되는데도 주가가 뜨지
않는 이유는 유동성에 있다고 보고 정부가 펀드를 조성해서 이를 활성화시킬 묘안을 마련했지요. 결과적으로 정부 차원의 펀드 조성은 물
건너갔지만 이는 당시 제가 리먼브라더스에 있으면서 KELS(Korea Equity Linked Securities)와 같은 민간
차원의 펀드를 만드는 기폭제가 됐지요. 그러면서 당시 변 국장의 뚝심과 철학에 공감이 갔던 게 나중에 사업을 같이 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지요.” 이 대표의 설명이다.
외국계 IB·김앤장 출신 대세
신재하 공동대표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을까.
버클리대 대학원 법학 박사 출신인 신재하 대표는 미국 베이커맥킨지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 등을 지낸 법조인.
98년 이후 CSFB 홍콩 기업금융 M&A팀 이사로 가면서 본격적으로 인수합병(M&A)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보고펀드 합류 전까지는 모건스탠리 한국 기업금융부문 대표로 있으면서 두산중공업 인수, 조흥은행, 외환은행, 서울은행 매각 등 당시 굵직한 M&A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일조했다.
신 대표 역시 변양호 대표가 공무원 시절 조흥은행 매각 등 주요 정부자산 매각에 관여하면서 만났다. 변 대표는 M&A 과정에서 신 대표의 전문성과 열정에 감복해 ‘꼭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한다. 후에 보고펀드 출범에 앞서 변 대표가 ‘삼고초려’를 한 끝에 신 대표가 참여하게 된 것.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이 뭉쳤다는 걸 두고 ‘금융계 도원결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보고펀드는 철저한 준비 끝에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모집, 6500억원 규모의 적지 않은 펀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고초도 있었다.
변양호 대표가 공무원 시절 론스타와 공모해 고의로 헐값에 외환은행을 팔아넘긴 혐의를 받으면서 검찰 조사를 수도 없이 받게 된 것. 보고펀드 출범 2년 째인 2006년 말에는 기소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1, 2심에서 “사전 공모했다거나 압력을 넣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고, 최근에는 대법원도 변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
하지만 나머지 공동대표들이 든든히 자리를 지켜줬고 얼마 전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추가 자금 모집에 나서면서 총운용자산 규모가 1조7000억원에 다다를 정도가 됐다.
박병무 공동대표의 합류는 변 대표의 무죄 확정 이후의 일이다. 2010년 말에 합류한 박 대표는 서울대 수석 합격,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M&A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 더불어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2000년 10월 로커스홀딩스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로 바꾼 뒤 CJ인터넷과 합병시킨 게 대표적이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 사장으로 일하면서 투자한 회사였던 제일은행, 하나로텔레콤의 기업가치를 높여 새 주인을 찾게 한 것도 박 대표의 작품이다.
박 대표는 이재우 대표가 종금사 재직 시절 적대적 M&A에 시달렸을 때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조우한다. 당시 박 대표는 일을 깔끔하게 처리해 이 대표의 환심을 샀다. 이후 두 사람은 쌍용증권(이후 굿모닝증권) 매수 때도 함께 해 스타일이 맞는다는 걸 알게 됐다. 박 대표 영입 배경은 이처럼 과거 행적에서 찾을 수 있다.
4명의 공동대표 체제면 업무 분담은 어떻게 될까. 이 대표는 “주요 의사결정은 4인 대표 협의 체제로 이행된다. 변 대표가 총괄하고 신 대표는 M&A, 박 대표는 인수 회사 경영 노하우 전수, 나는 펀드 조성 등 회사 운영에 좀 더 비중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펀드의 투자원칙은 ‘성장성 있는 산업의 회사일 것, 브랜드 파워 혹은 업계 내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것, 현금 창출능력이 있을 것, 그러면서 회사의 특수한 상황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하거나 구주 매각이 절실할 것’ 등으로 요약된다.
세계 5대 웨이퍼 생산업체이자 국내 유일 업체인 LG실트론, 비데 부문 직접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비타, BC카드 등이 이런 류에 해당한다.
최근 동양그룹의 재무개선 차원에서 동양생명 지분 매각 의사가 나왔을 때 발 빠르게 움직여 지분을 매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재우 대표는 “변 대표 무죄 확정, 박 대표 합류 등으로 새해엔 더 활발한 딜 소싱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회수에도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펀드는 현재 블라인드펀드(인수 목적이긴 하나 특정 업체 인수를 염두에 두지 않는 펀드)의 자금 조성을 진행 중이다. 이재우 대표는 “국내외 기관들의 관심이 많아 성공적인 조성을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
위키피디아 2014-09-23 검색결과
보고펀드(Vogo Fund)는 2005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사모투자 전문회사이다.
재정경제부에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은행 매각을 담당했던 변양호가 '외국 자본에 대항하는 토종 펀드'를 목표로 2005년 설립하였다.[1][2] 이름은 장보고에서 따왔다.[3] 설립 파트너로 리먼 브라더스 한국 대표이던 이재우와 모건 스탠리 한국지사 기업금융부문 대표이던 신재하가 있다. 2010년 12월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박병무가 합류하였으며 [4] 2014년 5월에는 창립초기부터 실무를 담당해오던 이철민, 안성욱 파트너가 부대표가 되면서 6인 대표체제를 구축하였다. [5]
2006년 동양생명보험, 노비타, 2007년 아이리버, LG실트론, 2009년 비씨카드, 2011년 한국 버거킹 사업을 운영하는 BKR에 투자하였으며, 2013년 미국 셰일오일 및 가스를 생산하는 아나다코 및 DSLR용 카메라의 교환렌즈를 생산하는 삼양옵틱스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였다. 2014년 4월에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모바일 쇼핑 가격비교서비스인 에누리닷컴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총 운용자산 규모는 2014년 1분기말 기준으로 약 2조원이다.
2011년말 노비타을 미국기업 Kohler에 성공적으로 매각을 완료한 이후 [6] , 2012년초 비씨카드의 지분을 KT에 성공적으로 매각을 완료한 상태이다. [7]
해외자본에 맞서는 토종 사모펀드로 국내 언론으로부터는 우호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사모펀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도 하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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