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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0 2018년 위기론을 믿는다면 그냥 고장 난 시계가 되자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줄리아 투자노트]]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려니 너무 비싼 것 같아 무섭죠. 그렇다고 안전자산인 채권 값이 싼 것도 아니고. 그러니 원금이라도 보장되는 은행
예금에 가는 거죠. 세계 경제는 부진한데 자산 가격이 오르니 위기가 온다고 믿고 달러나 금에도 투자하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보면 어디든 투자한 사람의 승리인 것 같습니다. 주가, 집값, 채권값, 금값 모두 올랐잖아요. 달러야 변동성이 있으니 좀 두고
봐야겠지만요.”
한 투자 전문가가 진단한 현재의 재테크 지형도다. 세계 경제는 살얼음을 걷듯 불안하고 전해지는 소식은
온통 부정적인 사건·사고뿐인데 미국 증시는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한국 코스피지수는 장기 박스권 상단이라 여겨지는 2050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가격은 전국 평균이 0.37%, 서울이 1.13% 오르며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금값은 올들어 25%가량 급등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국내 3년물 국채
금리는 올들어 1.662%에서 1.2%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채권값도 강세다. 위험자산, 안전자산 할 것 없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데 약간의 리스크도 감수하지 못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으로 도피한 자금도 올해 상반기에만 37조원 이상 늘었다. 달러 예금도
올들어 7월까지 85억달러(약 9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국 경제가 흔들리면 원화값이 떨어지며 달러 투자가 빛을 발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투자다.
국내 2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3분기째 0%대 성장을 이어갔고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조선업 불황으로 실업 인구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데 자산시장만 호황이고 시중엔 자금이 넘친다. 이런
괴리에서 고민이 생긴다. 경제가 이리 나쁜데 자산시장만 호황인 지금 상황은 도저히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호황에도 금, 채권, 은행 예금,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급격하게 유입된 것도 경제와 자산시장 불균형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유독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와 상관없이 올라간 부동산 등 자산
버블이 꺼지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폭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기는 2018년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이유는 3가지다. 첫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파트 분양물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부터 주택 공급 과잉으로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불안은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을 악화시켜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
둘째는 생산가능인구가 올해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줄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총생산의 위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소비마저 감축시킨다.
생산가능인구는 돈을 버는 경제활동인구다. 소득이 있는 인구가 줄면 그만큼 소비도 타격을 받는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주택 수요가
줄어 부동산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셋째는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이다. 1997~98년 외환위기와
2007~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17~18년에 또 다시 대형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2007~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8~9년째 전세계가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도 경제가 활력을 되찾지 못하자 전례 없이 대규모로 장기화하고 있는
통화완화책의 후유증이 2018년 즈음해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많다.
물론 이같은 비관론에 대해 1인 가구의
증가와 서울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대도시로 중국인의 부동산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부동산 공급 과잉을 일축하는 등
위기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렇듯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기에 미래 예측은 어렵고 투자는 더욱 갈등 되는 법이다.
돈을
벌려면 한 발 앞서 투자하거나 원칙을 고수하며 때를 기다리거나 둘 중 하나다.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예고된 위기는 오지
않는다고 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2018년 위기론을 거론하는 만큼 2018년에 위기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유동성
파티가 진행된지 상당 시간이 흐른 지금, 자산 가격이 싸 보이지도 않는데 자산시장 호황에 뒤늦게 몸을 싣는 것도 위험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비관적이었다면 비관론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비관론자는 고장 난 시계라는 말이 있다.
비관론이 잘 맞지 않음을 비꼬는 말이지만 비관론을 고수하다 보면 고장 난 시계가 하루에 2번 시간을 맞추듯 극히 드물게 맞을 때가
있다는 뜻이다. 지금의 자산시장 호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 언제 올지 모르지만 고장 난 시계가 맞게 되는 하루 2번의 드문
기회를 노리며 준비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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